한국 증시가 사상 처음으로 코스피 4000선을 돌파하고 코스닥 역시 900선을 넘어섰다. 이로써 한국 증시는 글로벌 주요 증시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며 강한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랠리는 외국인의 반도체 매수세와 기관의 대규모 자금 유입이 맞물린 결과다. 2차전지, 조선, 제약바이오 등 대형주 중심으로 유동성이 순환하며, 시장은 이제 ‘코스피 5000 시대’에 대한 기대감까지 키우고 있다.
특히 이번 주에는 APEC, FOMC 회의, 한미 정상회담 등 굵직한 이벤트가 이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증시는 긴장 없이 견조한 상승세를 유지 중이다. 유동성이 하루가 다르게 순환하며, 각 섹터가 번갈아 오르는 ‘순환 랠리’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 반도체 : ‘10만 전자’ 달성… 슈퍼사이클 진입 본격화

삼성전자가 드디어 개인 투자자들의 오랜 염원이던 10만 원 돌파에 성공했다. 반도체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력 강화, 그리고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 정책이 시너지를 내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SK하이닉스 또한 사상 처음 50만 원 신고가를 기록하며 반도체 업종 전체의 랠리를 이끌었다.
이번 상승은 단기적인 반등이 아닌 ‘반도체 슈퍼사이클’로 진입하고 있다는 시장의 확신을 반영한다.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들 역시 단기 조정에도 불구하고 업황 개선 기대감에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더불어 워싱턴에서 열린 엔비디아 GPU 기술 콘퍼런스(GTC)에서 젠슨 황 CEO가 “AI 거품은 없다”며 야심찬 기술 로드맵을 발표한 점도 AI 반도체 시장의 낙관론을 되살렸다.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중심에 선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
■ 2차전지 : ESS 수요 확대에 다시 달아오른 ‘전기혁명’
그동안 전기차 수요 둔화와 중국 업체와의 경쟁으로 부진했던 2차전지 산업이 다시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AI 인프라 확충 과정에서 에너지저장장치(ESS)가 핵심 인프라로 떠오르며 2차전지의 중장기 성장성이 강화됐다.
국내 기업들은 ESS 분야에서 이미 높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하반기 실적 시즌을 기점으로 실적 개선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삼성SDI, 엘앤에프, 에코프로비엠 등 주요 기업들이 선도 역할을 하며 연속적인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또한 연기금과 기관의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투자 심리도 살아나고 있다. 시장 내에서 ‘전기차에서 ESS로의 축 이동’이 빠르게 진행되며, 2차전지 산업이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 조선 : HD현대, 美 방산업체와 손잡다 — ‘글로벌 조선 강국’ 재도약

조선업종도 K증시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HD현대가 미국 최대 방산 조선사 헌팅턴 잉걸스 인더스트리스(HII)와 손잡고 미 해군의 차세대 군수지원함을 공동 건조하기로 하면서 조선주 전반이 강세를 보였다.
이는 한국 조선소가 미국 군함을 공동 건조하는 첫 사례로, 한국 조선업의 글로벌 위상이 한 단계 도약하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특히 APEC 기간 중 한국을 방문하는 각국 정상 및 경제인들이 조선소를 찾을 가능성이 높아지며, 한국 조선 기술력의 국제적 관심도 커질 전망이다. 하반기 대미 투자 협상 진전과 맞물려 조선 및 조선기자재 관련주에 대한 외국인과 기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조선업이 단순한 해운 수주를 넘어 방산, 에너지 수송, 친환경 선박 등 첨단 산업으로 확장되는 전환점이 되고 있다.
■ 바이오 : 삼성바이오로직스 실적 랠리 — 기술수출주 주목

바이오 업종도 다시금 상승 궤도에 올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 공장 풀가동과 바이오시밀러 판매 확대, 환율 호조 등에 힘입어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그간 정체되어 있던 제약·바이오 대형주의 흐름을 반전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다.
기술수출을 활발히 진행했던 에이비엘바이오, 리가켐바이오 등 면역항암제 관련주들의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으며, 치매 치료제, 재생의학, 의료AI 분야에서도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
미국 FOMC 회의에서 추가 금리 인하가 예고된 만큼, 금리 민감주인 바이오 섹터에 다시금 자금이 몰릴 가능성이 크다. 시장에서는 “이제 바이오의 반등이 시작됐다”는 낙관론이 확산되고 있다.
■ 로봇 : 휴머노이드 붐, 2차전지·조선과의 시너지 기대

로봇 산업은 정부의 투자 확대와 규제 완화로 하반기 들어 강력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휴머노이드 로봇 관련주들이 일제히 신고가를 경신하며 ‘K로봇 랠리’를 주도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로봇 산업이 이제 타 산업과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성장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2차전지 기업들은 ‘로봇 배터리’를 신사업으로 확대하고 있으며, 조선업계에서는 휴머노이드 용접 로봇을 투입하는 스마트 생산 체계가 본격화되고 있다.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풍부한 유동성이 더해지며 로봇주는 또 한 번의 퀀텀 점프(Quantum Jump)가 기대되고 있다. 기술력 확보, 자동화, 인공지능과의 결합이 맞물리며 한국 로봇 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다.
■ 종합 전망 : 유동성 순환장세 속 ‘K-프리미엄’ 강화
현재 한국 증시는 반도체를 필두로 2차전지, 조선, 바이오, 로봇까지 5대 핵심 성장 산업이 동시 호황을 맞이하는 보기 드문 국면에 진입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여전히 한국을 ‘AI·첨단산업 공급망의 핵심 축’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국내 기관과 연기금의 매수세도 꾸준히 유입 중이다.
글로벌 긴축 완화와 미국 금리 인하, AI 중심의 산업 패러다임 변화가 맞물리며 한국 증시의 ‘체질 개선형 랠리’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시장은 이제 단기 목표로 코스피 4200선을, 중장기적으로는 ‘코스피 5000 시대’를 바라보고 있다.
반도체(半), 조선(造), 바이오(生), 배터리(電), 로봇(機)의 상승 엔진이 동시에 작동하는 지금 —
2025년 하반기, 한국 증시는 다시 한 번 세계 자본시장의 중심으로 질주하고 있다.
핵심 키워드 요약
핵심 키워드 요약
반도체 슈퍼사이클 : 삼성전자·SK하이닉스 신고가
2차전지 재부상 : ESS 수요 확대, 실적 반등
조선 강세 : HD현대–HII 공동 건조, 대미 진출
바이오 회복세 : 삼성바이오로직스 최대 실적
로봇 산업 성장 : 정부 투자·휴머노이드 붐
FOMC 금리 인하 기대감 : 유동성 랠리 지속
코스피 5000 시대 기대감 고조